이 영화는 모든 사람이 결국은 각자의 섬에 살고 있으며, 그것을 뛰어넘어 소통하기 위해서는 손을 뻗을 용기와, 누군가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씨'는 밤섬에 표류하는 남자도,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오로지 인터넷과 문자로 밖과 소통하는 여자도 아니다. 실제로 영화 안에서 제목과 엔딩 크레딧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그들이 김씨라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는 없다. 그들은 그저 서울하늘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성씨인 김씨가 제목에 떡 붙어있는 것은 그 남자와 그 여자가 김씨라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불안함과 외로움을 대변하고자 하는 의도를 비춰준다. 사는게 모험이라는 포스터의 경쾌한 한마디는, 결국 사는게 표류이고 모두가 그 표류기를 쓰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외침이다.
극단적으로 문명에서 벗어나버린 남자와 극단적으로 문명의 이기를 통해 밖과 소통하는 여자. 인간 대 인간이라는 소통과 관계를 잃어버린 두 사람이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짧다 못해 원초적이기까지한 메세지를 주고 받는 모습은 어쩌면 결국은 이 시대의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문명 이전의 인간 대 인간의 직접적이고 솔직한 다가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 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짜장면, 아니 짜파게티가 유난히도 땡긴다.
이유는 영화를 보시면 안다.
ps 다이나믹 듀오의 '무인도'를 들으시며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trackback from: 김씨표류기, 두 김 씨의 생존과 연대를 다룬 크다면 큰 서사시
답글삭제ⓒ 반짝반짝영화사 * 스포일러가 가득 실려있습니다. 작년 즈음에 모 주간 영화잡지의 영화 제작 안내표에 정체를 알 수없는 물건이 들어왔다. 제작 중인 영화에 떡하니 실려있는 「김씨표류기」. 한국에 드디어 표류를 다룬 재난 영화가 만들어 지려는 것인가 싶었는데, 감독 이름을 보니 「천하장사 마돈나」를 만든 이해준 감독이다. 감성적이고 느린 페이스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 표류 영화를 다룬다? 시놉시스를 보니 표류는 표류인데, 한강 밤섬에 표류된 남자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