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시리즈라고 불린 박찬욱 감독의 영화 세편은 모두 하나같이 무겁다.
해학이나 사회에 대한 조롱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인간 개개인의 심리, 그 깊은 곳까지 무겁게 파고드는데 그 초점을 두고 있다.
영화 박쥐 역시 그 무거움의 연장선상에 머무르고 있다.
성직자라는, 인간의 세속적 욕망에서 초탈해야 하는 자가 병으로 뱀파이어가 되어 욕망을 갈구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성직자의 그러한 욕망을 이용하여 자신의 복수를 이뤄내는 여자. 이 두 인물의 이야기가 얽혀가며 영화는 결국 끊임없이 무언가를 얻고자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갈구, 즉 욕망을 말한다.
신의 품에서 떠나 사랑을 택하고, 그 선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상현. 그는 끝까지 사랑을 위해 살고자 하고, 사랑이 망가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는다.
자유를 갈구하고 복수를 이뤄낸 태주. 원하는 자유를 손에 넣자 인간의, 사회의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인간을 사냥하는 극한의 자유를 누리는 야수가 되고자 한다.
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위해 신을 버린 남자와 자유에 대한 사랑과 갈구로 세상의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한 여자는 결국에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영화 박쥐는 결국, Thirst에 대한 이야기다.
해석은 관객의 몫일지라도.
개인적으로 영화의 영어제목 Thirst가 더 마음에 든다.
trackback from: [박쥐] 칸 영화제서 심사위원상 수상 !
답글삭제독일 칸에서 낭보가 도착했습니다. 박쥐의 박찬욱 감독님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입니다. 박찬욱 감독님은 "제가 아는 것이라곤 창작의 즐거움뿐이다. 첫 영화가 실패한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영화를 못 찍었는데 세번째 영화를 찍고 나서부터는 영화를 찍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언제나 행복했다. 영화의 마지막 단계가 칸영화제인 것 같다. 형제나 다름 없는 정다운 친구이자 최상의 동료인 배우 송강호씨와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 라는 수상소감을 남기셨다고..